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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가 해저 화산 폭발 (오존층 영향, 성층권 도달, 칼데라 붕괴)

by gonipost 2026. 3. 1.

2022년 1월 15일, 태평양 한복판에서 발생한 훙가 통가–훙가 하파이 해저 화산 폭발은 21세기 들어 가장 강력한 자연 현상 중 하나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폭발은 단순히 화산재를 뿜어내는 수준을 넘어, 성층권까지 분출물을 쏘아 올리며 전 지구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전 세계 오존층의 절반을 날렸다"는 표현이 언론을 통해 확산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퉁가 화산 폭발의 실체와 그것이 오존층에 미친 영향, 그리고 해저 화산 폭발의 독특한 메커니즘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퉁가 해저 화산 폭발 (오존층 영향, 성층권 도달, 칼데라 붕괴)

퉁가 화산 폭발과 오존층 영향의 진실

"전 세계 오존층 절반 파괴"라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남극 상공 오존층이 일시적으로 얇아졌다"입니다. 남극에서는 계절에 따라 오존 두께가 달라지는데, 퉁가 화산 폭발 이후 남극 오존층이 평소보다 더 얇아진 관측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연구진들은 이 현상이 퉁가 화산 폭발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이 오존층을 얇게 만드는 메커니즘은 이미 과학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퉁가 화산의 경우 특히 독특했던 점은 성층권까지 분출물이 도달했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화산들은 대류권 정도에 머무르는데, 대류권의 높이는 지역별로 다르지만 대략 10~20km 정도입니다. 그런데 퉁가 화산은 거의 40km가 넘는 높이까지 분출물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는 위성으로도 명확하게 관측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습니다. 성층권까지 도달한 SO₂(이산화황)는 황산 에어로졸을 생성하며 오존과 반응합니다. 연구진들은 성층권에 올라간 SO₂가 오존과 반응해 남극에 있는 오존층을 얇게 만들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인과관계가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SO₂가 오존을 파괴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학계의 평가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지에 게재되었으며, 그 타당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퉁가 화산 폭발이 남극 오존홀 시즌과 시기적으로 겹치면서 오존층 감소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관측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성층권까지 도달한 해저 화산의 위력

퉁가 화산 폭발이 이처럼 강력했던 이유는 해저 화산이었기 때문입니다. 물과 마그마가 만났을 때 가장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는 물이 순간적으로 기화하면서 부피가 약 1,700배 팽창하기 때문입니다. 기름에 튀김을 할 때 물이 들어가면 빵빵 소리가 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물의 부피가 뜨거운 온도에 의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엄청난 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프레아토마그마틱 폭발(phreatomagmatic eruption)이라고 부릅니다. 한국 극지연구소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퉁가 화산 폭발 지역을 탐사했습니다. 화산 폭발이 1월 15일에 일어났고, 4월 중순에 아라온이라는 배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남극 시즌이 12월부터 3월까지인데, 3월에 남극 탐사를 마무리하고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경로에 퉁가 화산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워낙 큰 이슈가 되다 보니 극지연구소에서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 탐사를 진행했고, 두 달 동안 탐사팀을 꾸려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탐사 결과, 연구팀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을 했습니다. 직경 약 20km에 달하는 화산의 가장자리는 전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화산의 한 귀퉁이가 무너지면서 압력이 약화돼 폭발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지만, 실제로 관찰해보니 화산 주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화산 내부가 원래 100~200m 정도 수심이었던 것이 800m까지 깊어져 있었습니다. 몇백 미터가 그대로 날아간 것입니다. 정확히는 위로 날아갔다기보다는 아래 마그마가 빠져나가면서 가라앉아 붕괴된 것입니다. 이를 칼데라(caldera)라고 부르는데, 백두산 천지도 대표적인 칼데라 지형입니다. 화산 폭발 당시 배가 현장을 지나갔다면 심각한 위험에 처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퉁가 주민들은 폭발 전조 현상을 감지하고 배를 타고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탐사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폭발 후 두 달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여전히 지진 활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배가 지나가는데 흔들림이 감지되었고, 화산 위에 있던 돌덩이가 떨어진 것도 관찰되었습니다. 폭발 전후 사진을 비교해보니 돌덩이가 사라진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칼데라 붕괴와 해저 화산의 특성

칼데라는 화산이 폭발한 후 가운데 부분이 푹 파인 지형을 말합니다. 퉁가 화산의 경우 직경 20km에 달하는 거대한 칼데라가 형성되었습니다. 해저 화산 폭발이 이토록 강력한 규모로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물과 마그마의 반응 때문입니다. 물이 기화하면서 압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것이 폭발력을 극대화시킵니다. 실제로 연구팀이 퉁가 화산에서 채취한 샘플을 관찰해보니 소금기가 묻어 있었습니다. 이는 바닷물이 마그마와 직접 반응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퉁가 화산 폭발의 영향은 단순히 화산 주변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폭발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는 태평양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연구진들이 모델링을 해보니 퉁가에서 발생한 쓰나미가 태평양을 건너 페루까지 도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뉴질랜드, 일본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쓰나미 피해를 입었습니다. 뉴질랜드 같은 경우 화산재 낙진 피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퉁가 자체에는 상당량의 화산재가 떨어졌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기 중 충격파입니다. 강력한 폭발 압력이 대기에 가해지면서 대기 파동이 전 지구를 돌았습니다. 이 충격파는 유럽까지 관측되었으며, 전 세계 기압계와 지진계에서 동시에 감지되었습니다. 20km 밖에 안 되는 화산에서 폭발이 일어나 태평양 전체를 울린 것입니다. 이는 20세기 피나투보 화산 이후 가장 강력한 화산 폭발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피나투보 화산은 필리핀에서 발생한 20세기 최대 화산 폭발로 알려져 있었는데, 적어도 분출물이 올라간 높이로는 퉁가 화산이 그 기록을 깼습니다. 바다 전체가 화산이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닙니다. 지구 표면의 약 70%가 바다이고, 해저에는 해령(mid-ocean ridge)이라 불리는 거대한 산맥이 존재합니다. 이 해령에서는 지속적으로 마그마가 분출되며 새로운 해양 지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전 세계 마그마 생성량의 70% 이상이 해저에서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화산 활동은 조용하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심해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끄럽게 폭발하는 화산들만이 우리의 주목을 끌 뿐입니다. 화산 근처에는 풍부한 먹이가 있어 물고기들이 많이 모입니다. 퉁가 화산 탐사 당시 폭발 후 두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들이 다시 돌아와 있었습니다. 화산 주변 해저 산은 상승류가 발생해 플랑크톤이 많이 모이고, 이는 어장 형성으로 이어집니다.

 

결론: 과학적 사실과 대중의 이해 사이

퉁가 해저 화산 폭발은 "전 세계 오존층 절반 파괴"라는 자극적 표현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남극 오존층 일시적 감소"가 정확한 표현입니다. 성층권까지 도달한 SO₂가 오존 파괴 반응을 촉진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전 지구적 오존층 소멸과는 거리가 멉니다. 해저 화산이 물과 만나 일으킨 폭발력, 칼데라 붕괴, 그리고 전 지구를 돈 충격파는 모두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입니다. 한국 극지연구소의 세계 최초 탐사는 이 현상을 직접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확한 이해야말로 자연 현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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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하 90도 남극에서 화산이 폭발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바로 얼어버리나;;) ㅣ과학을 보다 EP.42: https://www.youtube.com/watch?v=VL1tHaEywU0&list=PLYeXRzoBwGeHVguBktW327fxb1tKqLXrR&index=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