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점에 서 있으면 몸이 저절로 돌아갈까요? 이 단순해 보이는 질문은 실제로 관성계, 좌표계, 지구 자전, 코리올리 힘이라는 물리학의 핵심 개념들을 모두 건드립니다. 지구 바깥에서 보면 북극점에 있는 사람도 지구와 함께 회전하고 있지만, 지면과 대기, 그리고 사람이 모두 같은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은 자신이 도는 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러한 물리학적 원리부터 고대 생물의 복원 가능성, 그리고 생명 진화의 결정적 순간까지, 과학의 흥미로운 주제들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코리올리 힘과 지구 자전의 오해
북극점에서 6시간 동안 서 있으면 태양을 기준으로 봤을 때 90도 회전하게 됩니다. 지구 바깥에서 관찰하면 지구와 함께 계속 돌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북극점 상공에 드론을 띄워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드론은 공기를 기준으로 움직이는데, 대기는 지구와 함께 회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대기가 가만히 있고 지구만 돈다면, 북극점에서도 엄청난 속도의 바람이 항상 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드론도 대기와 함께 지구 자전에 동조하여 회전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코리올리 힘입니다. 코리올리 힘은 회전하는 좌표계에서 움직이는 물체가 받는 겉보기 힘으로, 극지방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힘이 발생하려면 물체가 움직여야 합니다. 북극점에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은 지구, 대기와 함께 회전하는 좌표계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코리올리 힘을 느끼지 못합니다. 반면 그 자리에서 공을 던지거나 이동하면 코리올리 힘의 영향으로 궤적이 휘어지게 됩니다. 푸코의 진자 실험은 지구 자전을 보여주는 유명한 실험입니다. 푸코는 큰 성당에 긴 진자를 매달아 진동시켰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자의 진동 방향이 변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는 진자 자체가 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데 지구가 그 아래에서 회전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 실험은 지구가 자전한다는 증거이지,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이 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코리올리 힘의 주기는 위도에 따라 달라지며, 극지방에서는 24시간, 적도에서는 무한대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욕조 물이 빠질 때 소용돌이치는 방향이 코리올리 힘 때문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는 흔한 오해입니다. 욕조 규모에서는 코리올리 힘이 너무 약해서 물의 회전 방향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실제로 욕조 물의 회전 방향은 배수구 모양, 욕조의 기울기, 물을 처음 넣을 때 생긴 미세한 회전, 벽 마찰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는 놀이터의 회전 원판에서 공을 굴렸을 때와 같은 원리입니다. 원판 위에 타고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공이 휘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판 밖에서 보면 공은 직선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빙하 속 고대 생물의 복원 가능성
빙하가 녹으면서 고대 생물의 유해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DNA를 추출해서 생물을 복원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DNA만 있다고 해서 생물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DNA는 생물의 설계도에 해당하지만, 그 설계도를 읽고 실제 생물체로 만들어내는 '기계'가 필요합니다. 이 기계는 바로 세포 내의 다양한 단백질들과 세포 구조들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DNA를 뽑아서 물고기의 수정란에 넣는다고 해도 인간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물고기 수정란에는 물고기의 DNA를 읽어서 물고기를 만드는 단백질들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돌리양을 복제할 때도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이식했습니다. 핵 안의 DNA만이 아니라 난자 세포질 내의 단백질과 구조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대 생물을 복원하려면 온전한 난자나 최소한 세포 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매머드의 경우 코끼리와 유전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코끼리의 난자를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매머드의 DNA 정보를 읽어서 코끼리의 DNA를 부분적으로 편집하는 것입니다. 완전한 매머드를 만들 수는 없지만, 매머드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코끼리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러한 작업은 엄청난 시행착오와 비용이 필요합니다. DNA를 완전히 갈아치우는 것은 쉽지 않지만, 상당 부분을 편집하는 것은 충분한 자금이 투입된다면 시도해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DNA 보존의 문제도 있습니다. 냉동 상태라도 시간이 지나면 DNA는 분해됩니다. 실험실 냉동고에 보관된 샘플도 1년 정도 지나면 품질이 떨어집니다. 10만 년, 수만 년 단위의 시간이 지나면 DNA는 방사선, 화학 반응, 결정 손상 등으로 인해 조각나게 됩니다. 박테리아는 구조가 단순하고 회복력이 강해서 냉동 상태에서 깨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동물 세포는 훨씬 크고 복잡하며 손상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조각난 DNA를 읽어서 원래의 DNA 서열을 추정한 다음, 그것과 비슷하게 유전자를 편집하는 접근법이 현실적입니다. 이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과 생명 진화의 비밀
우주에 빅뱅이 있었다면, 생명의 역사에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있었습니다. 약 5억 4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에 동물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이전인 에디아카라 시대에는 빨래판처럼 생긴 단순한 형태의 생물들이 바다를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눈도 없고 복잡한 구조도 없는 원시적인 생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캄브리아기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다양한 형태의 동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가장 놀라운 점은 현재 존재하는 동물들의 주요 그룹들이 이때 거의 다 출현했다는 것입니다. 척추동물의 조상, 곤충과 갑각류의 조상인 절지동물, 오징어의 조상인 연체동물 등 동물 분류의 '문' 수준에 해당하는 그룹들이 이 시기에 형성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이 그룹들 안에서 종이 분화하고 멸종하는 일은 있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문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치 생명의 기본 설계도가 이때 완성된 것처럼 보입니다. 왜 이런 폭발적 진화가 일어났을까요? 여러 가설이 있지만 산소 가설이 유력합니다. 이 시기에 대기와 바닷물의 산소 농도가 증가했는데, 산소는 생물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산소를 이용한 호흡은 훨씬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산소 농도의 증가는 더 크고 복잡한 생물이 출현할 수 있는 에너지적 기반을 제공했을 것입니다. 이는 인류 문명에서 석탄, 석유, 원자력 같은 거대한 동력원을 발견한 후 비로소 유조선이나 고층 빌딩 같은 거대 구조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과 비슷합니다. 또한 칼슘 같은 무기질이 풍부해지면서 딱딱한 껍질이나 골격을 만들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가설은 시각의 진화입니다. 캄브리아기에 눈을 가진 생물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 에디아카라 생물군에는 눈이 거의 없었습니다. 눈이 생기면서 세상을 감각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냄새나 맛으로만 세상을 인식하던 생물들이 시각을 통해 멀리 있는 대상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는 진화의 연쇄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시각을 가진 포식자는 효율적으로 사냥할 수 있게 되었고, 피식자는 잘 숨거나 빨리 도망가는 능력을 발달시켜야 했습니다. 이러한 군비 경쟁은 다시 더 나은 포식 능력, 더 강한 방어 구조, 더 빠른 이동 능력, 더 발달한 신경계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런 되먹임 루프, 즉 런어웨이 시츄에이션이 생명 진화를 급격히 가속화시켰을 것입니다.
과학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우주와 생명의 근본 원리를 밝혀냅니다. 북극점에서의 회전 문제는 좌표계와 코리올리 힘이라는 물리학의 핵심을 보여주고, 고대 생물 복원은 DNA와 세포의 관계라는 생물학의 본질을 드러내며,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진화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합니다. 관성계와 비관성 좌표계의 구분, 설계도와 그것을 읽는 기계의 분리, 그리고 시각이라는 혁신적 감각이 만든 진화의 폭주까지, 이 모든 주제는 과학적 사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더라도 우리가 이러한 질문을 계속 던지는 이유는, 그것이 곧 우리 자신과 우주를 이해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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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WqQCHZhogLU&list=PLYeXRzoBwGeHVguBktW327fxb1tKqLXrR&index=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