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표면의 약 70%를 덮고 있는 바다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이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지구 탄생의 비밀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소행성 충돌을 통한 물 공급 이론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바닷물이 짠 이유 역시 지구의 지질학적 활동과 생명체의 상호작용으로 설명됩니다. 이 글에서는 바다의 기원부터 염분 형성 메커니즘, 그리고 외계 행성에서의 바다 존재 가능성까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소행성 충돌로 시작된 지구 바다의 역사
지구 초기 역사를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바다가 육지보다 먼저 형성되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지구가 형성될 당시 우주 먼지가 모여 뭉치면서 분화 과정이 일어났는데, 무거운 철이나 니켈은 중심부로 가라앉고 가벼운 H2O와 CO2 같은 물질은 표면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초기 지구는 육지 없이 물로만 덮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륙의 형성은 이후 복잡한 지질학적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습니다.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현무암이 다시 녹아 화강암 성분의 대륙지각을 만들어내는 2차 용융 과정이 핵심입니다. 현무암 같은 해양지각이 먼저 형성되고, 이것이 재용융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대륙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륙이 현재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근처에서 일어나는 섭입대 화산 활동이 그 예시로, 화산 폭발을 통해 새로운 대륙 물질이 계속 생성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초기 지구를 덮었던 물은 정확히 어디서 왔을까요? 천문학계에서는 오랫동안 혜성을 유력한 후보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최근 혜성 탐사 결과, 혜성에 포함된 물의 중수소 함량이 지구 바닷물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반면 소행성 탐사에서는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소행성에 직접 착륙해 샘플을 채취한 후 지구로 귀환하는 탐사 미션들이 성공하면서, 소행성에 포함된 함수 광물의 중수소 비율이 지구 물과 비슷하다는 증거가 확보되었습니다. 초기 지구는 마그마 바다 같은 뜨거운 환경이었고, 달을 형성한 대충돌 사건으로 상당량의 물이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소행성들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함수 광물 형태로 물을 공급했고, 이것이 현재 바다의 주요 기원이 되었다는 이론이 현재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가설이 아니라 중수소 비율이라는 구체적인 화학적 증거에 기반한 과학적 결론입니다.
염분 형성의 지질학적 메커니즘과 생태계의 역할
바닷물이 짠 이유는 대륙의 형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초기 지구의 물은 화산에서 분출된 초생수로, 지금의 광천수처럼 비교적 담수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대륙이 형성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빗물이 대기 중의 CO2를 흡수해 약산성을 띠게 되고, 이 빗물이 암석을 풍화시키면서 나트륨(Na)과 칼슘(Ca) 같은 이온들을 녹여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화학 반응이 일어납니다. 대륙에서 공급된 나트륨 이온과 화산 활동으로 공급된 염소 이온(Cl)이 바다에서 만나 염화나트륨(NaCl), 즉 소금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나트륨은 많고 칼슘은 적을까요? 이는 해양 생태계의 작용 때문입니다. 조개, 산호, 플랑크톤 등 수많은 해양 생물들이 탄산칼슘(CaCO3) 형태로 칼슘을 골격과 껍질에 사용하면서 바닷물 속 칼슘 농도가 낮아집니다. 반면 나트륨은 생물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축적되어 현재의 높은 농도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바닷물의 조성은 대륙 풍화작용, 화산 활동, 생물의 대사 작용이 복잡하게 얽혀 만들어낸 일종의 균형 상태입니다. 바닷물 전체 무게는 약 10의 21승 kg이며, 여기에 포함된 염분의 총량은 약 10의 19승 kg입니다. 만약 바다의 모든 염분을 추출해 지구 표면에 펼친다면 약 7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엄청난 양입니다. 이 수치는 달의 질량인 10의 22승 kg과 비교할 때도 결코 작지 않은 규모입니다. 그렇다면 육지의 물은 왜 짜지 않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바닷물이 증발할 때는 순수한 물 분자만 기화하기 때문에 염분은 남겨집니다. 이렇게 증발한 물이 구름이 되어 비로 내리면 담수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이 만들어낸 완벽한 증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면 위험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바닷물의 염분 농도는 약 3.5%로 인체 혈액의 염분 농도인 0.9%보다 훨씬 높습니다. 바닷물을 마시면 삼투압 작용으로 오히려 체내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심각한 탈수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외계 가능성: 우주에도 짠 바다가 있을까
지구 바다 형성 과정을 이해하면 외계 행성에서도 유사한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물 공급 메커니즘은 태양계뿐 아니라 다른 항성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별 주변에 형성되는 원시행성계 원반에는 소행성과 유사한 천체들이 존재하며, 이들이 행성에 충돌하면서 함수 광물 형태로 물을 공급했을 것입니다. 외계 행성의 바다가 지구처럼 짤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암석 행성이라면 규산염 광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지각이 형성될 것이고, 여기서 풍화작용을 통해 나트륨 같은 이온들이 용출될 것입니다. 화산 활동이 있다면 염소 같은 휘발성 원소도 공급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지구처럼 특정 이온(예: 칼슘)을 선택적으로 소비하면서 바닷물 조성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런 논리는 단순한 추측이 아닙니다. 우주의 원소 분포는 비교적 균일하며, 별의 진화와 원소 합성 과정도 보편적입니다. 지구형 행성이 형성될 만한 조건을 갖춘 곳이라면 구성 물질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화학 반응과 지질학적 과정도 유사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실제로 목성의 위성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에서 지하 바다의 존재가 확인되었고, 여기서 염분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과학계의 확신이 점점 커지는 이유도 바로 이런 보편성 때문입니다.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할 수 있는 환경, 특히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 환경이 우주에서 그리 드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 바다 연구는 단순히 우리 행성의 역사를 밝히는 것을 넘어, 우주 생명체 탐사의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생명체를 만들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우주 어딘가에 바다가 있다는 것은 곧 생명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구 바다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과학적으로 추적하면, 우리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 이상의 통찰을 얻게 됩니다. 소행성 충돌로 시작된 물 공급, 지질학적 작용과 생태계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염분 조성,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외계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보편성까지, 바다는 생명과 행성 진화의 핵심 연결고리입니다. 중수소 비율 같은 화학적 증거부터 대륙 형성의 지질학적 메커니즘, 생물의 칼슘 소비 같은 생태학적 요소까지, 현대 과학은 바다의 비밀을 점점 더 정밀하게 밝혀내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우주 어딘가에 또 다른 바다, 또 다른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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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과학을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xB5Q-v00qc&list=PLYeXRzoBwGeHVguBktW327fxb1tKqLXrR&index=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