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별이 태양만 한 질량을 가지면서 도시 크기로 쪼그라든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솔직히 이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 최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중성자별과 블랙홀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게 됐는데, 책에서 설명하는 중성자별의 엄청난 밀도와 회전 속도는 제 상식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특히 중성자별은 여전히 형태를 유지하지만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 안으로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차이가 인상 깊었습니다.

중성자별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별이 붕괴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빠릅니다. 제가 천문학 다큐멘터리를 볼 때까지만 해도 별의 죽음은 수백만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될 거라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수초 안에 모든 게 끝납니다. 아주 무거운 별이 진화의 끝에 다다르면 더 이상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없게 됩니다. 여기서 핵융합이란 수소 같은 가벼운 원소가 헬륨 같은 무거운 원소로 합쳐지며 엄청난 에너지를 내는 반응을 말합니다. 이 반응이 멈추면 별을 팽창시키던 압력이 사라지고, 중력만 남아 별 전체가 안쪽으로 무너집니다. 이 과정에서 별의 중심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압력을 받게 되는데, 그 압력이 너무 강해서 원자 핵 주변을 돌던 전자가 원자 핵 안으로 밀려 들어갑니다([출처: 한국천문연구원](https://www.kasi.re.kr)). 원래 원자는 텅 비어 있는 공간입니다. 중심에 원자 핵이 있고, 그 주변을 전자가 아주 멀리 떨어져서 돌고 있죠. 그런데 중성자별이 만들어질 때는 이 전자가 양성자와 합쳐져 중성자로 변환됩니다. 쉽게 말해 원자 구조 자체가 붕괴하면서 중성자만 빽빽하게 채워진 덩어리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중성자별의 밀도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태양 정도 질량을 가진 중성자별의 반지름은 약 10~12km 정도인데, 이는 서울시 정도 크기입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본 사고 실험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 중성자별에서 숟가락으로 한 스푼을 떠서 지구에 떨어뜨리면 그 물질이 지구를 뚫고 중심까지 갔다가 다시 튀어나오기를 반복한다는 겁니다. 중성자별의 밀도가 워낙 높아서 지구의 암석 같은 건 거의 진공처럼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펄사로 관측되는 중성자별
중성자별은 그 자체로도 신기하지만, 실제로 관측되는 방식은 더 흥미롭습니다. 중성자별 중 상당수는 펄사(Pulsar)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여기서 펄사란 매우 짧은 주기로 전파 신호를 보내는 중성자별을 말하는데, 마치 우주의 등대처럼 규칙적으로 깜빡입니다. 원래 거대했던 별이 작은 크기로 수축하면 회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집니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오므리면 빠르게 회전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중성자별은 1초에 수백 번씩 회전할 정도로 빠른데, 이 회전축을 따라 강한 자기장이 형성됩니다. 만약 중성자별 옆에 다른 별이 있으면 중성자별의 강한 중력이 그 별의 물질을 빨아들이고, 이 물질이 자기장을 타고 제트 형태로 뿜어져 나옵니다. 이 제트가 지구 방향을 향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매우 짧은 간격으로 반복되면서, 지구에서는 규칙적으로 깜빡이는 신호로 관측됩니다. 실제로 펄사를 처음 발견한 조슬린 벨이라는 천문학자는 이 규칙적인 신호를 보고 외계인의 메시지라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LGM(Little Green Man, 작은 초록 인간)이라고 불렀고, 나중에 이것이 붕괴된 별이라는 걸 이해하면서 펄사로 이름이 굳어졌습니다([출처: NASA](https://www.nasa.gov)).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천문학자들의 관측 능력에 새삼 감탄했습니다. 눈으로 직접 볼 수도 없는 천체를, 그것도 수천 광년 떨어진 곳에서 보내는 깜빡임만으로 정체를 밝혀낸다는 게 정말 놀랍습니다.
중성자별의 주요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태양 질량을 가지지만 반지름은 10~12km 정도로 매우 작음
- 1초에 수백 번 회전할 정도로 빠른 자전 속도
- 강한 자기장을 따라 제트를 방출하며 펄사로 관측됨
- 전자와 양성자가 합쳐져 중성자로만 이루어진 천체
중성자별 너머, 블랙홀로
중성자별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더 높은 밀도로 붕괴하면서 블랙홀을 만들기도 합니다. 중성자별은 여전히 물질로서의 형태를 유지하지만,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안으로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여기서 사건의 지평선이란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 강해서 그 안에 들어간 것은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선을 의미합니다. 가수 윤하의 노래 중에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곡이 있는데, 블랙홀의 특징을 알고 나니 가사가 더 와닿았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블랙홀의 물리적 특성과 정확히 겹쳤습니다. 중성자별과 블랙홀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중성자별은 중성자라는 입자로 이루어진 별이고,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더 이상 물질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한히 작은 점으로 수축한 상태입니다. 중성자별은 여전히 관측 가능하지만, 블랙홀은 직접 볼 수 없고 주변에 미치는 영향으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성자별끼리 충돌할 때 발생하는 중력파(Gravitational Wave)를 관측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중력파란 거대한 천체가 움직일 때 시공간이 물결치듯 일렁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관측으로 중성자별 충돌이 실제로 블랙홀을 만든다는 사실이 더 확실해졌습니다.
중성자별을 공부하면서 우주가 얼마나 극단적인 환경으로 가득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지구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밀도와 중력, 회전 속도를 가진 천체가 실제로 존재하고, 그것을 인간이 관측하고 이해한다는 게 정말 경이롭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중성자별과 블랙홀이 발견되면서 우주의 비밀이 조금씩 더 밝혀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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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i4dLK8E06A&list=PLYeXRzoBwGeHVguBktW327fxb1tKqLXrR&index=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