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우주 음식의 비밀 (동결건조, 무중력 맛, 안전기준)

by gonipost 2026. 3. 21.

우주에서는 또띠아가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빵이 아니라 또띠아라는 점이 처음엔 의아했는데, 이유를 알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부스러기가 떠다니면 정밀 기계에 치명적이기 때문이죠. 제가 예전에 비행기를 탔을 때 기내식이 유난히 싱겁고 밍밍하게 느껴졌던 경험이 있는데, 알고 보니 높은 고도에서는 체액이 위쪽으로 쏠리면서 코가 막힌 것처럼 느껴져 미각과 후각이 둔해진다고 합니다. 우주는 이보다 훨씬 극단적인 환경이니, 음식 설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주 음식의 비밀 (동결건조, 무중력 맛, 안전기준)

무중력 환경에서 맛이 달라지는 이유

일반적으로 우주에서는 맛과 향이 덜 느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생리학적 현상입니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체액 분포가 지상과 완전히 달라집니다. 중력이 없으니 체액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얼굴 쪽으로 몰리는데, 이를 '체액 이동(fluid shift)'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체액 이동이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혈액과 림프액이 상체로 집중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코 점막이 부어 감기에 걸린 것처럼 코가 막히고, 후각 기능이 떨어지면서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비행기를 탈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평소 먹던 음식과 같은 염도인데도 덜 짜게 느껴지고, 향도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우주정거장(ISS)의 우주인들은 이런 상황이 훨씬 심하기 때문에, 일부러 매운 음식이나 강한 향의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출처: NASA](https://www.nasa.gov)). 하지만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킵니다. 물 소비량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우주에서는 물도 귀중한 자원이니, 음식 하나를 선택할 때도 이런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동결건조 기술과 우주 식품의 핵심

우주 식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동결건조(freeze-drying) 방식입니다. 동결건조란 식품을 얼린 상태에서 진공 환경에 두어 수분을 승화시켜 제거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물을 액체 상태로 거치지 않고 얼음에서 바로 수증기로 날려버리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식품의 무게와 부피가 대폭 줄어들면서도 영양소와 맛은 대부분 보존됩니다. 커피를 예로 들어볼까요. 일반적으로 커피를 동결건조하려면 먼저 커피 원액을 뽑은 뒤 농축 과정을 거칩니다. 과거에는 끓여서 농축했지만, 그러면 커피의 향성분이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SCC(Spinning Cone Column)라는 장비를 사용해 향을 먼저 분리해 냅니다. 향을 따로 빼낸 뒤 농축을 진행하고, 나중에 그 향을 다시 넣어주는 방식이죠. 저는 처음에 이 과정이 좀 비효율적으로 느껴졌는데, 실제로는 향의 95% 이상을 보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식품연구원](https://www.kfri.re.kr)).

동결건조 공정의 핵심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원료 준비 및 1차 농축
- 향 성분 분리 및 보관
- 증발 농축으로 고형분 함량 증대
- 향 재투입 및 냉동
- 진공 환경에서 승화를 통한 수분 제거

이 기술은 우주 식품뿐만 아니라 군용 식량, 즉석 커피, 등산용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특히 우주에서는 무게와 부피를 최소화하면서도 영양가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동결건조는 거의 필수 기술입니다.

우주 식품의 안전 기준과 실제 식단

우주 음식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안전'과 '효율'입니다. 맛도 중요하지만, 위험하지 않은 음식이 훨씬 더 중요하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세밀한 규칙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부스러기가 날 수 있는 빵류는 무조건 한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만 제작됩니다. 부스러기가 떠다니면 우주인의 눈이나 코에 들어갈 수 있고, 정밀 기계 내부로 침투하면 고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금이나 후추 같은 조미료도 가루 형태로 뿌릴 수 없습니다. 대신 젤라틴으로 제작해 액체나 겔 상태로 제공됩니다. 이런 식의 세심한 규칙들이 우주정거장 식품 매뉴얼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히 '동결건조해서 가볍게 만들면 되겠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형태, 질감, 조리 방식까지 모두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최근에는 우주 식품의 다양성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신선 식품도 이제는 먹을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드래곤 캡슐(Dragon Capsule)이 정기적으로 우주정거장에 보급품을 운송하면서 과일이나 야채도 공급되고 있습니다. 드래곤 캡슐이란 스페이스X가 개발한 재사용 가능한 우주 화물선으로, 우주정거장으로 물자를 배송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냉장 시설이 없기 때문에 신선 식품은 도착 후 하루 이틀 안에 먹어야 합니다. 우주인들 사이에서는 새 캡슐이 도착하는 날을 '잔치날'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박물관 기념품점에서 파는 '우주 아이스크림'을 실제 우주인들이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제 우주정거장에서는 그냥 일반 아이스크림을 냉동 상태로 받아서 먹습니다. 동결건조 아이스크림은 관광객용으로만 판매되는 제품이고, 실제로 우주에 보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부스러기가 많이 생기는 구조라 오히려 우주에서는 위험하죠.

저는 이번에 우주 음식에 대해 알아보면서, 당연하게 여기던 식사라는 행위가 얼마나 복잡한 환경 조건에 의존하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중력, 압력, 온도, 습도 같은 요소들이 모두 바뀌면 음식의 설계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앞으로 달이나 화성으로 장기 탐사를 가게 되면, 음식 기술도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해야 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주에서 재배한 신선 채소를 활용한 요리가 더 다양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안전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먹는 음식이니까요.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orIVpzQdUU&list=PLYeXRzoBwGeHVguBktW327fxb1tKqLXrR&index=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