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진화의 가장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는 네안데르탈인의 생활방식입니다. 특히 그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현대 인류의 기원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최근 질소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밝혀진 새로운 가설은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남성 사냥꾼' 이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질소동위원소 분석이 밝힌 네안데르탈인의 영양단계
네안데르탈인의 뼈에서 추출한 질소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질소계열 동위원소의 시그널이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네안데르탈인의 경우 하이에나급의 프로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고기를 먹는 수준이 아니라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였다는 강력한 증거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질소 동위원소 값이 높다는 것은 고차 영양단계의 동물을 지속적으로 섭취했다는 의미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은 동종 포식도 불사할 정도로 철저한 육식 중심의 식단을 유지했다고 여겨졌습니다. '고기 아니면 안 먹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그들의 생존 전략은 대형 포유류 사냥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러한 해석은 네안데르탈인이 뛰어난 사냥 기술을 보유했고, 조직적인 협력을 통해 큰 동물을 사냥했다는 이론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는 남성이 사냥을 담당하고 여성이 채집을 담당하는 성별 분업 모델의 원형으로도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이러한 해석의 전제 자체에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구더기가설이 던진 충격적인 질문
작년에 발표된 한 논문은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구더기에서도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한 질소 동위원소 레벨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 발견이 왜 중요한가 하면, 질소 동위원소 해석의 기본 전제를 근본적으로 흔들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높은 질소 동위원소 값을 '고기를 많이 먹었다'는 증거로 단순 해석했지만, 이제는 다른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가설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이 고기만 먹은 것이 아니라 사체 밑에서 살고 있는 구더기를 주요 단백질과 지방의 공급원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패 사체의 유충은 이미 여러 영양단계를 거친 질소를 농축하고 있기 때문에, 사냥 없이도 최상위 포식자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구더기도 먹었다'는 차원을 넘어, 동위원소 데이터가 '무엇을 먹었는지'가 아니라 '영양이 몇 번 재가공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냉장고가 없었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이 가설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동물이 많았고 사체도 많았을 것이며, 당연히 구더기도 풍부했을 것입니다. 사체는 부패하여 병원균에 노출되어 위험하지만, 구더기는 불에 구워 먹으면 오히려 안전한 고칼로리 식품이 됩니다. 실제로 열대 지역의 많은 문화권에서는 다양한 곤충을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곤충에 대한 혐오는 중위도권과 제국주의 문화에서 특이하게 발달한 현상이며, 인류 역사 전체를 봤을 때는 오히려 예외적인 편견입니다. 미래 식량으로 곤충이 주목받는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네안데르탈인은 시대를 앞서간 식단을 선택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냥꾼모델의 재검토와 치아 형태의 의미
이 구더기 가설이 중요한 이유는 '남자는 사냥꾼'이라는 사냥꾼 가설의 가장 원초적인 자료 중 하나를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네안데르탈인의 뛰어난 사냥 능력은 남성이 도구를 가지고 짐승을 잡아와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을 먹여 살렸다는 모델의 핵심 증거였습니다. 하지만 구더기를 먹었다면 이런 모델이 필요 없게 됩니다. 이것은 기존 서사를 완전히 폐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냥 중심의 단순화된 설명을 넘어 훨씬 다양한 식단 스펙트럼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치아 마모, 도구 흔적, 사냥 상처가 난 동물 뼈 등 능동적 사냥의 증거도 여전히 많이 존재합니다. 지역과 시기에 따라 네안데르탈인의 식단은 엄청나게 다양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사냥꾼이 아니었다'가 아니라 '사냥만으로 설명하면 과잉 단순화'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이 가설은 기존 이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를 넓혀 더 복합적인 생존 전략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치아 형태에 대한 해석입니다. "육식동물이라면 이빨이 더 날카로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합니다. 고기, 특히 익힌 고기는 식물보다 훨씬 부드럽습니다. 인간과 네안데르탈인의 치아는 날카롭게 찢는 도구가 아니라 가공된 음식을 씹는 도구입니다. 사자의 송곳니가 크고 날카로운 것은 먹이용이 아니라 수컷 간의 경쟁용이며 상대에게 위협을 표시하는 과시용입니다. 즉, 치아 형태만으로 사냥 여부나 식단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단순화입니다.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새로운 연구는 우리가 인류 진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질소 동위원소 분석이라는 과학적 도구가 제공한 데이터는 강력했지만, 그 해석은 여전히 진화 중입니다. 구더기 가설은 단순히 메뉴를 확장하는 것을 넘어, 생존 전략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사냥꾼 모델의 재검토는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 더 평등하고 다양한 인류상을 그릴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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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Ag-V_8wXR4o&list=PLYeXRzoBwGeHVguBktW327fxb1tKqLXrR&index=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