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역사는 위대한 발견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그 발견 뒤에는 언제나 기존의 상식에 도전하고, 데이터를 믿으며, 때로는 필요한 도구조차 스스로 만들어낸 과학자들이 있었습니다. 천문학자와 물리학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들은 단순히 업적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사유 방식과 과학적 태도 자체가 후대에 영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칼 세이건, 세실리아 페인, 뉴턴이라는 세 인물을 통해 진정한 과학자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칼 세이건: 대중 과학자라는 오해를 깨는 행성 과학의 선구자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로 대표되는 대중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의 전기 영화 '보이저스'가 제작 중이며, '스파이더맨 2'의 앤드류 가필드가 칼 세이건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칼 세이건을 "과학적 업적은 별로 없고 쇼맨에 불과한 인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는 대중서의 성공이 오히려 학자의 본업을 가리는 아이러니한 현상입니다. 실제로 칼 세이건은 태양계 연구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천문학자였습니다. 그가 제시한 문제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희미한 태양 역설(Faint Young Sun Paradox)'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5억 년 전, 태양은 현재보다 훨씬 어두웠습니다. 당시 태양의 밝기는 지금의 75%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지구는 얼음 덩어리처럼 차가웠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화석 기록을 보면 그 시기에 이미 생명체가 폭발적으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 바로 '세인트 영 스타 파라독스'였습니다. 칼 세이건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창기 지구의 환경을 정밀하게 분석했습니다. 그는 당시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활발한 화산 활동을 보였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의 농도가 현재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즉, 온실 효과가 증폭되어 차가운 태양에도 불구하고 온난한 기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금성의 기후 연구로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칼 세이건은 금성 역시 지구와 유사하게 온실 효과가 극대화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훨씬 뜨거운 환경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업적은 단순히 하나의 행성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성 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태동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 칼 세이건은 태양계 탐사를 활발히 수행하며 행성들의 기후 환경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천문학자였습니다. 1980년대 타임지 표지 모델로 등장했을 때, 그는 "과학계의 쇼맨"이라는 타이틀을 받았지만, 이는 그의 진정한 과학적 기여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대중 과학서의 성공이 오히려 그의 학문적 깊이를 가린 셈입니다.
세실리아 페인: 별이 가스 덩어리라는 사실을 발견한 첫 번째 천문학자
세실리아 페인 가포슈킨(Cecilia Payne-Gaposchkin)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천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를 이룬 인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까지만 해도 천문학자들은 별을 지구와 같은 구성 성분을 가진 용광로 덩어리로 생각했습니다. 즉, 별의 대부분이 마그네슘, 철, 규소와 같은 암석과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세실리아 페인은 별빛의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별에는 금속이 거의 없으며, 극미량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대신 별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가스 구름 덩어리였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주장이었습니다. 특히 이 발견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별의 온도가 너무 뜨거워서 안정적인 원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가 하나 둘 떨어져 나간 이온들도 많이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분석이 매우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세실리아 페인은 사하(Saha)라는 물리학자가 만든 이온 방출선 스펙트럼 방정식을 활용하여 이 복잡한 문제를 풀어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발견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박사 학위 논문 심사 당시, 당대의 유명한 천문학자였던 헨리 러셀(Henry Russell)은 그녀의 논문을 보고 "이대로는 졸업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세실리아 페인에게 논문 마지막에 "이 결과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된다"는 문장을 추가하면 졸업시켜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세실리아 페인은 눈물을 머금고 자신의 논문에 그 문장을 추가해야 했습니다. 이는 과학사에서 권위가 진실을 억누른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헨리 러셀 본인도 세실리아 페인이 옳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러셀은 나중에 세실리아 페인의 논문을 인용하기는 했지만, 워낙 유명한 천문학자였기 때문에 한동안 이 발견의 주인공이 러셀이라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는 과학에서 데이터가 결국 권위를 무너뜨린다는 점, 그리고 역사가 때로는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세실리아 페인은 별을 가장 '별답게' 바라본 첫 번째 천문학자였으며, 그녀의 발견은 현대 천문학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뉴턴: 필요한 수학을 만들어낸 독보적 천재
아이작 뉴턴은 물리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의 활동 범위는 물리학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뉴턴이 활동했던 시기에는 물리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독립적으로 정립되기 전이었고, 그는 자연철학자에 가까운 인물이었습니다. 뉴턴이 풀고자 했던 문제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 천체의 운동 등 오늘날 지구과학에 가까운 주제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세운 일반 물리 법칙은 모든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원리였기 때문에, 그는 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뉴턴의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필요한 수학이 없으면 그 수학을 직접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뉴턴의 고전역학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미적분학이 필요했는데, 당시에는 그러한 수학 도구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뉴턴은 미적분학을 스스로 개발했습니다. 물론 라이프니츠와의 선후 논쟁이 있긴 하지만, 뉴턴이 자신의 물리 이론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미적분학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창안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또한 뉴턴은 천상의 운동과 지상의 운동을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한 최초의 과학자였습니다. 뉴턴 이전에는 하늘의 천체 운동과 지구 위에서 물체를 던졌을 때의 운동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과 운동 법칙은 이 둘을 하나로 설명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과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통합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뉴턴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베르누이가 제시한 '브라키스토크론 문제'입니다. 이는 두 점 사이를 물체가 최단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곡선을 찾는 문제였는데, 당대의 과학자들이 상당한 시간 동안 고민했던 난제였습니다. 그런데 뉴턴은 이 문제를 오후에 듣고 다음 날 아침에 익명으로 답안을 보냈습니다. 베르누이는 답안을 받자마자 "발톱 자국만 봐도 사자인 줄 알겠다"며 뉴턴이 문제를 풀었음을 단번에 알아챘다고 합니다. 또 다른 유명한 일화는 천문학자 에드먼드 헬리(Edmond Halley)와 관련된 것입니다. 헬리는 항해사들이 정확한 지구의 공전주기를 알아야 했기 때문에 태양의 중력을 정확히 계산해 줄 것을 뉴턴에게 부탁했습니다. 뉴턴의 답변은 놀라웠습니다. "이미 몇십 년 전에 계산해 놨는데, 어디 있더라?" 그는 이미 그 문제를 풀어놓고도 발표하지 않고 묵혀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뉴턴이 얼마나 다른 차원의 사고를 하는 인물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흥미롭게도 뉴턴이 가장 훌륭한 업적을 이룬 시기는 흑사병 때문에 고향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던 때였습니다. 이 시기에 그는 중력, 광학, 미적분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발견을 이루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 물리학자들이 농담 삼아 "뉴턴처럼 위대한 발견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스스로를 압박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뉴턴은 단순히 업적이 화려한 과학자가 아니라, 사유의 구조 자체가 다른 독보적 천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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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존경하는 인물들은 단순히 결과물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사유 방식과 과학적 태도 자체가 후대에 영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칼 세이건은 대중 과학자라는 이미지 뒤에 행성 과학의 선구자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고, 세실리아 페인은 데이터를 신뢰하며 권위에 맞섰던 과학적 태도의 교과서였으며, 뉴턴은 필요한 도구조차 스스로 만들어낸 사유의 거인이었습니다. 과학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진정한 과학자는 그 과정에서 빛을 발합니다. 유명해지는 것보다 위대한 과학자와 대화하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말은, 바로 이러한 과학의 본질을 이해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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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5fWRQIFlRu